Review

공연후기

[LG아트센터 기획공연 '12MHz' & 'Graying'] 3회 공연을 모두 보고...ㅎ
글쓴이 으나천사 작성일 2015-04-08 11:54 조회수 2,234

안녕하세요. 

이제 막 LDP라는 무용단을 알아가고 있는 새싹 팬입니다.

시작은 TV에 노출된 무용수를 통해서이지만

그로 인해서 조금씩 다른 분들을 알아가게 되고 좋은 무용수들과 양질의 예술을 조금씩 접하며 알아가게 된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답니다.

 

마치~

한때 일본드라마에 나온 한 배우가 좋아서 알아가다보니 그 배우가 속한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게 되고 콘서트도 찾아다니고

이젠 제법 자막 없이도 일본 방송을 무리없이 시청할 수 있는 수준에 달한 그런 흐름이네요. ㅎㅎ

 

LDP의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조금 현대무용과 친해진 느낌입니다.

 

 

이번 LG아트센터 신작공연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었습니다.

영상으로만 찾아보던 LDP의 실제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다니!!!!

하면서 티켓 오픈하자 마자 3회차 공연을 모두 예매를 했었습니다.

 

저같은 새싹 팬이 유튜브에서 접할 수 있는 영상이래봤자 무척 한정되어 있습니다.

노코멘트 노필름, 그 밖에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들이죠.

그 영상들을 보며 스토리가 있는 무용이란 것에 흥미를 느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어떤 이야길 담고 있을지 궁금했죠.

 

1회차 공연때는

"응????"

하는 물음표가 떴습니다.

어려웠습니다.

 

웃기게도 저는... 각각의 주파수를 하나씩 맡아 표현한다는 무용수들의 연습 과정에 감정이입이 됐습니다. ㅋㅋ

 

"아... 정말 연습하기 힘들었겠다......"

하구요.

 

무용수들도 좋은 작품을 맡으면 연기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캐릭터에 푹 빠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주파수!!!라니.... ㅎㅎㅎ

주파수가 되어야 한다니!!!

아... 몰입하기 정말 힘들었겠다.... 준비하기 힘들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두번째 작품 Graying의 경우는~

12MHz의 피로감이 그대로 전이되서 "아... 어렵다..."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음... 그랬어요... ㅎㅎ

 

 

 

 

 

2회차 관람을 앞두고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이 작품에서 무언갈 볼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가...

그저 던져주는대로 고스란히 받아들이자!!!

먼저 느끼려고 준비자세를 취하지 말고 보여지는대로 받아들여보자.

라는 생각을 하며 두번째 공연을 보았습니다.

 

 

 

12MHz...

그렇게 받아들이게 된 이 작품...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소리의 파장을 그대로 느끼고 느껴지는 그대로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무용수들의 몸짓에 집중하면 되는 거였어요.

어렵지 않았습니다.

보면 볼수록 흥미롭고 신났습니다.

 

각각의 주파수들은 그 음역대의 몸짓을 관객들에게 익히라는 듯 하나하나 자신의 파동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높은 이선태님과 가장 낮은 안남근님의 움직임을 비교하면

분명 뚜렷한 차이가 보였습니다.

 

각각의 파동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뒤 이선태님이 오른쪽 무대 뒷켠으로가 스피커의 볼륨을 올립니다.

그리곤~

하나하나의 주파수들이 본인의 스피커를 떠나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마치 다른 스피커에서 전파를 받고 징검다리 건너듯 스피커 사이를 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무대의 왼편에서 한번, 오른편에서 한번 본인이 낼 수 있는 소리의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그리곤 모두 무대 중앙에 등을 맞대고 모여듭니다.

 

사운드가 시작되면 모든 무용수들이 각각의 음역대 주파수가 나올때마다 몸을 부르르 떨며 반응합니다.

조용히 움츠러 들었던 주파수들이 음악의 시작과 함께~

본인의 소리를 본인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각자가 가진 음역대의 색깔을 마음껏 보여주고는 다시 볼륨이 내려가면 제자리로 조용히 돌아옵니다.

 

흥미로웠던 건~

스피커 아래에서 "지이잉~" 소리가 날때 마치 스피커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몸짓을 보여줄때~ 였어요.

저에게 "자 이소리를 표현해봐!"

라고 했다면 저도 아마 저런 동작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 ^^

 

"지이잉"~ 하면 등을 곧추 세우고 스피커로 흡수되는 듯한 모션을...ㅎㅎㅎ

 

그리고~

후반부에는 부드러운 모짜르트의 선율에 맞춰 음표가 춤을 추듯~ 주파수들이 하늘하늘 날아다녔었죠.

그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나하나의 소리가 내는 단음은 듣는이의 귀를 힘들게 하고 소리를 표현하는 무용수들의 근육을 잔뜩 경직되게 하고 그 근육이 찢어질듯 몸을 부르르 떨어야 하는 아픈 모션이지만~

소리와 소리가 만나고 강약이 더해지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내니

무용수의 몸짓도 나비의 날개짓만큼 가볍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음악이 끝나고 본인의 소리가 끝날때 소멸해가는 주파수의 마지막 비명은 끔찍했습니다.

그래서 사용된 음악이 레퀴엠이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지막 씬 역시 스피커에 짓눌리며 소멸또는 그대로 스피커에 흡수되는 주파수...

마지막 장면으로 정말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작품 Graying은~

두번째 볼때도 조금 어려웠던 감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세번째 보았을때

뭔가 무릎을 탁 치는 "돈오점수" 같은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

 

 

처음 무용수분들이 허리를 꺾고 보는 하늘은...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인가요?

시간의 무게인가요?

 

버티다 버티다 점점 무너져내리는 몸...

거기서 인상 깊었던 분은 안남근님과 윤나라님의 몸짓이었습니다.

딱딱하게 굳어가는 두발 두 손으로 몸을 지탱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남근님 몸짓과

무엇을 표현하는지 정확히 알순없지만 양 발끝으로 움직이는 나라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넘어졌다 일어나도 두 발끝으로 오뚝이처럼 일어나 힘겹게 걷는 나라님..

 

그렇게 버티고 버티고 버티다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들을 무용수님들이 표현하고 계셨던거 같아요. 

 

그리고 그 다음 장면은 정말 몽환적이었습니다.

마치 사후세계를 보고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셔터 누르듯 찰칵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암전 상태가 반복되었는데 무언가 무척 혼란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이 딱 맞는거 같아요.

 

죽은 것들이 사후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 ^^

 

사후세계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몸짓을 보여주다

드디어 인고의 과정을 지나 다시 태어날 순서를 기다리는...

 

천장에서 조형물이 내려오고

그 안에서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몸짓을 보여준 김성현 무용수님~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보여주신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바톤은 류진욱님으로 넘어갑니다.

아직 LDP 새내기 팬인 제 시선으로 "류진욱"님은 "신창호"님의 페르소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창호 님의 작품을 가장 빛나게 해주고 신창호님의 안무 의도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 낼 줄 아는 무용수분이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감히 들었습니다.

 

새롭게 태어난 류진욱님은 언뜻언뜻 흥에 겨운 춤사위를 보여주십니다.

새로 태어난 환희를 표현하시는 걸까요?

살아가는 기쁨을 표현하시는 걸까요?

점점 그 몸짓은 커져서~ 덩실 덩실 춤을 추십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는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3회에서 본 그레잉의 다함께 추는 단무는 두고 두고 다시 보고싶은 장면입니다.

 

특히나 넋을 놓고 보게 만든 이는 류진욱님이었습니다.

어느 순간, 이 분~ 해탈의 경지에 달한 도인의 모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올라간 입꼬리는 자애로운 미소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웃으면서 온 몸의 힘을 빼고 마지막 흥에 몸을 맡기셨습니다.

분명 꽤 길게 끌고 가는 호흡의 단무였는데 힘하나 들이지 않고 초탈한듯 춤을 추시는데..

그 모습에서 정말 인생의 참맛을 아는 "성인"을 본것 같습니다.

그에게서 풍겨나온 기운이 다른 무용수분들께도 영향을 미쳤는지

어느 지점에선 모두 같은 모습으로 동화되기 시작하셨습니다.

김성현님도 웃으며 흥을 즐기고 계시는 모습이 제 머릿속에 또렷이 각인이 되었습니다.

 

이건 분명히 토요일 본 1, 2회 공연에선 느낄 수 없었던 "흥"이었어요.

 

지금도 생각하니 소름이 돋네요.

 

그래서 "Graying"은 꼭 다시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노코멘트처럼 다른 무대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꼭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참, 혼신의 힘을 다해 춤추시는 천종원님과

가벼운 몸으로 정말 신나게 한판 춤판을 벌인다는 느낌을 받은... 이번에 처음 유심히 보게 된 임종경님도 기억에 남습니다.

강혁님도 매 무대마다~ 새내기 팬을 움찔 움찔 놀라게 해주십니다.

 

댄싱9의 히로인 분들도 더 말할 나위 없구요.. ^^

 

 

다시 12MHz로 돌아가서~

여자 무용수 분들도 정말 인상깊었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이름을 모두 외웠어요.

첨엔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싶던데... ㅎㅎㅎ 이젠 이름과 얼굴도 다 매치가 됩니다. ㅋㅋ

길서영님, 위보라님, 임샛별님, 이주미님, 이경진님, 양지연님~

공연 보고 나와서 제 주변 관객분들 대부분 하시는 말씀이

여자 무용수분들이 정말 눈에 많이 들어왔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 자그마한 체구로 전파의 기이하고 신경질적인 움직임을 온전히 다 몸에 담아서 표현해내시는데

어찌 눈에 안들어 올수가 있을까요.

 

정말 수고하셨고~ 좋은 공연 감사합니다!

 

LDP 무용수 분들~

이번에 눈도장 제대로 찍었으니~

담번 공연땐 더 유심히 관심가지고 지켜보고 응원할게요!

 

 

이번 공연 준비하시느라 많이 힘드셨다고 들었는데

전석 매진아니었나요?

표가 없어서 못보신 분들도 계시던데~ ^^

좋은 성과 얻으셨으니 많이 많이 힘내시구요.

다음 공연도 멋진 작품으로

관객들의 기대치를 채워주시길 바랍니다.

 

기대할게요!

 

다시한번~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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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후기 감사드립니다~앞으로도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2015-04-08 11:59 Del
으나천사 아직 현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새내기 팬이 발로 쓴 후기입니다. ^^;
표현에 무례한 부분이 있었거나 ^^; 혹 작품의도와 맞지 않는 엉터리 해석이 있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
열심히 보러 다니면서 현대무용에 대해 알아가겠습니다.
2015-04-09 09:58 Del
관리자 네~^^자유롭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2015-04-09 12:04 Del
JW LG에서 했던 공연 후기를 지금에서야 보게 되네요~
일단 너무나 정성껏 써주신 후기 너무 잘 보았습니다!
이렇게나 좋은 글을 보니~ 다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하지만 조금 겁도남니다.ㅎㅎㅎㅎㅎㅎ과연 다시할수있을까라는 생각에~ㅋㅋㅋㅋ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으로 거듭나게~ 댄서로써 이런 피드백을 받으니~ 힘이나네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2016-01-06 21:38 Del